[매일경제 2005-08-05 15:53]

몸에는 혈압이 있고 눈에는 안압이 있다.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손 상돼 결국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. 국민 가운데 2% 이상이 녹내장을 앓고 있 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. 녹내장이 무서운 이유는 자각증상이 전혀 없다는 것 . 대부분 환자가 상당 부분 시신경이 손상된 후 병원에 찾아온다.

녹내장의 초기 증상은 시야가 줄어드는 것이다. 우리는 흔히 '시야가 넓다'는 말을 쓴다. 이는 우리가 어떤 물체를 바라볼 때 보고자 하는 부분 외에 주변까 지 볼 수 있음을 뜻한다. 녹내장 환자는 물체를 바라볼 때 초점을 맞춰서 보고 있는 중심 시야는 잘 보지만 주변은 잘 보지 못한다. 마치 망원경을 사용해 보 는 것과 같은 시야를 갖는다. 망원경으로 사물을 보면 보고자 하는 물체는 정 확히 보이지만 주변부가 보이지 않아 답답함을 느낀다. 실제로 녹내장 환자는 주변부가 보이지 않아 다른 사람과 자주 부딪히거나 심하면 교통사고를 당한다 .

녹내장은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종류도 다양하다. 선천적으로 발 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40대 이후에 발생하며 한국인에게는 정상 안압이면서 녹내장인 사례도 제법 많다. 이는 단순한 안압 측정만으로 질환을 발견하기 어 렵고 시야와 시신경 검사를 해야 한다.

녹내장은 수술 혹은 레이저 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안약을 사용한 약물 요법을 시행한다. 일단 녹내장으로 진단받으면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평생 안약 을 점안해야 한다. 일단 손상받은 시신경은 회복이 안 되지만 더 이상 진행되 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.

[김성주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]